서울대 입학이 학생의 타고난 잠재력보다 학부모의 경제력에 달려 있다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김세직·류근관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학생의 잠재력인가? 부모의 경제력인가?’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학생의 ‘진짜 인적자본’은 학생 본인이 공부와 배움에 기울인 노력(시간)과 본인의 타고난 잠재력 등 두 가지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은 입시로 이를 측정하고자 하지만 정확한 평가가 어려워 현 입시제도에서는 수능 성적이나 출신 고등학교의 생활기록부 등 간접지표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간접지표는 ‘겉보기 인적자본’으로 학생들의 진짜 실력, 즉 ‘진짜 인적자본’과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학생 자신의 진짜 인적자본 이상으로 겉보기 인적자본을 늘려주는 치장법(사교육, 선행학습, 특수목적고 진학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 이 치장능력은 부모 경제력이 높을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의견이다. 따라서 부모의 경제력 차이로 인해 치장법에 불리한 지원자의 경우 본인은 진짜 우수함에도 입시에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에 연구진은 ▲서울시 구별 소득 통계자료 ▲소득과 잠재력의 상관관계 ▲부모 잠재력과 자녀 잠재력의 상관관계 등을 이용해 서울시 구별 학생들의 잠재력(혹은 진짜 인적자본) 분포를 추정하고 이에 따른 대학 입학확률을 추정했다. 그 결과, 최대치를 기록한 강남구 일반고의 서울대 가상 합격률은 0.84%로, 최소치를 기록한 강북구 일반고 0.5%의 1.7배로 나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실제 2014년 입시에서 서울대 합격률은 강남구 일반고가 2.07%로, 강북구 일반고 0.11%의 20배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이에 연구진은 “타고난 잠재력 차이만으로는 소득수준이 높은 구와 낮은 구 학생들의 서울대 입학확률 차이를 설명할 수 없고, 서울시내 구별 서울대 합격확률 차이의 8~9할 이상이 부모 경제력 차이에 따른 치장법 차이 등으로 설명될 수 있다”고 밝히며 “이는 곧 ‘스펙’에 따라 학생들을 선발하는 현재의 대학입시 시스템이 우수한 인재를 가려내는데 부적합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answer 편집부] www.answerzo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