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낮춰 고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한다는 명분으로 재정 지원을 받은 대학들이 수시전형 지원자 10명 가운데 4명을 수능 성적 미달로 탈락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수시 지원자도 약 14%가 수능 최저학력기준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입시에서의 수능 영향력을 완화시키겠다는 명목으로 국고 지원을 받은 대학들이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지원자를 탈락시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교육부로부터 ‘2014년 수시모집전형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국고 지원을 받은 49개교 대학에 지원한 58만9129명 중 39.3%에 달하는 23만1704명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탈락했다고 밝혔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없는 4개교와 자료를 내지 않은 12개교는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6월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 65개교를 선정해 599억원의 재정지원을 했다. 대입전형을 개선해 고교교육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로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을 선정한 것이다. 당시 교육부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낮고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에 높은 평가를 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은 해 해당 대학 수시에 지원한 수험생 상당수가 수능 성적을 충족하지 못해 떨어졌다.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대학으로 20억원을 지원받은 서울대는 각 학교 최우수 학생들이 몰렸음에도 지원자 3385명 중 477명(14.1%)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에 미달했다.
국고 지원을 받은 대학 중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자 비율이 10% 미만인 곳은 조선대, 계명대, 서울교대, 부산교대, 숙명여대 등 5개교에 불과했다.
농어촌 출신, 저소득층, 사회·지역배려자 등을 뽑는 고른기회 입학전형 지원자는 4명 중 1명꼴로 수능 성적 때문에 고배를 마셨다. 이 전형을 시행 중인 23개 대학 지원자 1만5524명 중 3865명(24.9%)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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